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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가 있는 교실 (P짱은 내친구)

★반짝반짝 2011. 2. 26. 18:38



1990년 오사카 한 초등학교에서 돼지를 키운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

첨 교단에 선 젊은 선생님이 초등학교 6학년 교실에 새끼돼지를 한마리 들고와
'우리가 일년동안 잘 키워서 잡아먹자'란 말로 시작된다. 말 그대로 돼지가 있는 "교실"이 영화의 핵심. 

호기심으로 시작된 돼지 키우기는 아이들에게 엄청난 즐거움이 된다.
망치와 페인트를 손에 들어 알록달록 아기자기한 돼지우리를 운동장에 지어놓고
아기돼지에게 'P짱'이라는 이름을 지어준다.
P짱이 3학년 토마토밭을 다 먹어치웠을땐 미안한 사과도 하고,
음악실에선 돼지 꾸웩소리와 웃으며 합창도 하고,
서로 돌아가며 잔반을 챙겨 먹이도 주고, 냄새나는 똥을 치우며 우리를 청소하고.
26명의 학생이 돼지와 함께 공놀이를 하고, 축제를 즐기며, 크리스마스 트리를 만드는...
일년동안 돼지가 있는 교실은 P짱을 중심으로한 서로서로의 유대감과 애정이 빽빽하게 새겨져있다. 

졸업을 3개월 앞둔 시기.
'P짱을 먹을 것인가 말것인가'에 대한 질문이 던져지면서 아이들은 갈등한다.

'그동안 키워온 애완동물인데 못먹을 것 같다', '첨에 잡아먹자고 약속하고 키운것이니 먹자'
'P짱은 안된다', '왜 P짱은 안되고 다른 돼지는 먹어도 되냐'...는 날선 토론들.

아이들은 P짱의 거치문제를 고민하며
그동안 아무 생각없이 입속에 들어가던 음식들에 대해 망설이게 되고,
폭우가 오는 밤에 P짱이 걱정되어 달려나가 우리를 지키고
생명은 누가 정하냐는 질문앞에 눈물 흘리며 
대립의 토론이 아닌 진심에서 우러나는 의견을 쏟아놓기도 한다.

'후배들에게 물려주자' vs '식육센터로 보내자'란 결정을 앞두고 마지막까지 고민하는 아이들.
한 생명을 책임있게 대한다는 게 무엇인지. 
생각해본 적 없는 그 '책임'에 잔뜩 짖눌려 무거운 교실이었지만, 
할수있는 모든 행동에 최선을 다해 단 한명도 그 책임을 피하지 않더라.




폐교에서 26명의 아이들과 돼지를 키우며 찍은 영화. P짱의 문제를 토론하는 장면엔 대본도 없었다고.

이름을 지어주고 친구가 되버린, 마음을 주고 즐거우 시간을 만들며 위안을 받은.
그런 애완동물이 있는 이라면 매우 공감하고 아파했을 내용이다.
아이들 서로가 책임지고자하는 답이 달랐어도, 과정에 함께 노력하고 문제가 벽에 부딫혀 답답해할때 내 마음도 함께 무거워졌다.


돼지가 있는 '교실'의 아이들은 하나씩 배우며 성장했겠지.

생명은 소중하다. 라 외치면서도 그 생명의 기준은 너무 쉽게 생각하고 있는건  아닌지.
먹는 걸 당연히 여기면서도 음식에 대한 감사의 부재. 
하나의 생명을 먹어 가꾸는 내 생명이 어떤 몫을 가져야 하겠는지.
책임을 진다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지만, 피하면 안된다는 것. 그것이 인생의 성장이란걸.

아이들의 배움을 통해 나도 배워가야지.

'돼지는 살을 먹고, 뼈는 갈아 논에 뿌리고, 뭐 하나 버릴게 없다. 함부로 죽이면 그건 야만이지'
돼지살을 발라 요리하는 직업의 한 아버지의 말씀. 
구제역으로 멀쩡한 소, 돼지가 생매장 당하는 지금 더 아픈 영화인 듯.

토론할 때 모습과 졸업식 모습이 가장 아름다웠던 26명의 아이들. 
졸업식 노래가사만큼 컸을 아이들이 대견해서 눈물과 웃음짓는 영화.



다정한 말이라도 
도움이 안 될 때가 있지

자신이 싸우지 않으면 
안 되는 때가 있지

괴로운 일을 견디고 나서야
보이는 것들이 있는 법

그렇게 하면 너는 지금보다 
더 멋있어져 있을거야

내일이 와서 하늘이 개이면

자신을 사랑하며 다시 걸어보자

smile again, 고개숙이지마
smile again, 웃어봐
smile again, 모두 널 좋아하니까

- 돼지가있는교실 中 졸업식 노래 "smile agai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