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발전 이데올로기는 현대사회 속의 사고장애라고 부를 수 있을 만큼 사람의 사고를 억압하는 힘을 갖고 있다.
정의란 정치용어입니다. 빈부의 차이는 경제 활동으로 고칠 수 있는게 아닙니다. 빈부의 차이를 고치려고 한다면 정치활동, 즉 의논하고 정책을 결정하여, 그것을 없앨 수 있는 사회나 경제구로로 바꾸지 않으면 안 됩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해소될 성질의 것이 아닙니다.
정치권력으로 평등을 실현할 수 있는 가능성이, 내가 노력하면 나도 지주가 될지도 모른다는 각 개인의 희망으로 바뀌었습니다. 그래서, 자신이 지주가 되지 않더라도 지주를 지키는 제도는 계속되기를 바라게 된 것입니다. 왜나햐면, 언젠가 자신이 지주가 될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경제발전하면 우리 모두 풍요로워질 것이라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이유는 두가지입니다.
하나, 모두가 발전하고 부자가 되면 지구가 도저히 견디어내지 못합니다.
예로 LA의 소비율이 세계전역에 확산된다면 지구 5개가 있어도 모자랍니다. 세계의 모든 사람들이 자동차를 한 대씩 가진다면, 석유는 일년을 버틸 수 있을까요?
둘, 경제발전 사상속에는 풍요로움, 즉 돈(힘, 권력)에 대한 강력한 동경이 숨어있습니다.
부자가 되려고 하면 자신이 돈을 모으거나 주위사람들을 가난하게 만들면 되는데, 설사 이렇게 다 부자가 되어 돈을 많이 가지게 된다해도 절대로 풍요로워지지 않습니다. 인플레이션이 있을 뿐입니다. 물건의 가격이 올라갈 뿐입니다.
오히려 경제성장이 지나치게 진행되고 있는 나라에서 온갖 사회문제가 발생하고 있고, 그 문제들은 경제 성장에 따라 개선될 수 있는 것들이 아닙니다. 무관심, 목적상실, 우울, 그리고 폭력. 꿈이 없는 젊은이나 장래에 대한 희망이 없는 사람들이 이런 사회에는 많이 있고, 그들로부터 많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제 경제성장을 계속할 것인가, 말 것인가. 자연환경을 파괴하더라도 어쨌든 경제성장을 계속할 것인가, 혹은 제로성장으로 경제성장을 멈추고 이제부터는 환경을 지키거나 자연을 돌보는 정책을 할 것인가 어쩔 것인가. 그것은 미리 결정된 것은 아닙니다. 선택하는 것입니다. 사람이 의논하면서 생활을 하고 싶다고 생각하여 결정하는 것. 그것이 가능해야 합니다.
종종 재난영화를 볼 때 불가항력적 자연의 보복에 두려워하며 다만 ‘내 세대에 그런 일이 오지 않기만을 바래야하는 것’이냔 회의감내지 비겁함이 들곤 한다. 어떻게 보면 그 감정은 미국이 침공한 이라크의 전쟁폐허를 TV로 보면서, 아프리카의 헐벗은 아이들을 보면서 느끼는 것과 비슷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가 사는 땅은 평화를 약속받지 못한 휴전상태이며, 기후변화의 불안은 현실에도 존재하고, 사람보다 돈이 행복의 전제조건인 정서는 사회를 지배하고 있다.
대재벌 사장의 운전수도 재벌의 사고의식을 가지고 행동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돈에 대한 동경과 희망이 자신의 처지를 망각하고 재벌을 옹호한다는 말은 이런 뜻이지 싶다. 우리 사회는 정치와 경제는 별개의 개념이고, 경제성장으로 금전적 풍요만이 나의 처지를 바꿀 수 있다는 의식이 강하게 지배하고 있는 듯하다. 경제성장 논리가 모든 것을 삼키며 묻지마 투표로 진행된 지난 대선도 그런 하나의 예이지 싶고.
환경은 파괴되고, 평화는 허구이며, 제3세계는 점점 빈곤해지고, 신자유주의 속에 개인의 삶은 점점 더 불안해지고 있는 걸 모두 알면서도 이 타이타닉호를 멈추자고 하는 사람은 드물다. ‘나’를 앞세우면 ‘부’를 향한 질주만이 존재할 뿐.
‘우리’를 생각하면 평화와 생태, 공존의 새로운 질서. 어디서 시작되어야 할까?
나의 행복의 조건이 돈이 아님을 돌아본다. 소비하는 사람이 아닌 스스로 창조하는 사람이 되야겠다는 생각도. 그런 나와 너의 연대가 필요한 시대다. 저자가 21세기의 상식을 지향하며 썼다는 것처럼 그 상식은 우리의 작은 실천에서부터 자리잡아가야 한다. 개인적으로 찾아보기 쉽지 않은 책이라 좋았던, 진보와 생태적이란게 무엇인지 또 대안은 무엇인지 고민하게 만든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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