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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연민을 버려야 할 때 돌아보고 고백하건데. 난 이 길을 분노로 걸어오진 않았다. 순간순간 치밀었던 분노가 있었을지언정, 분노의 기운으로 걸은 적은 없다. 내가 걸어 온 길은. '연민'... 이었다. 부모, 동생, 나에 대한 연민...이 사람에 대한 연민으로 옮아가던 과정. 기계가 돌아가고, 시장통인 동네에서 나고 자라서인지... 행상에 앉아 찬바람 맞아가며 김밥을 파는 아주머니와 30년 일한 공장에서 쫓겨나 갈 곳 없는 아주머니들 속에서 내 어머니의 모습을 보았고, 현장에서 기름때 묻혀가며 일하는 고단한 노동자와 가장의 짐을 지고도 거리에 선 그들에게서 아버지의 모습을 보았고, 등록금이 없어 범죄자가 되거나 목숨을 끊어야 했던 어린 학생들과 고학력으로 커리어우먼이 되었지만 비정규직 이름표 달고 문자해고 당한 KTX 여승무원들.. 더보기
내 이름이 불리어질 때 난 행복해야한다. <precious> 가정에서, 학교에서, 사회에서, 인격적으로 무시당하고 학대받는 아이. Precious 인생의 가장 소중한 보물이라는 뜻으로 지어주었을 그 이름.... 16년 동안 이 이쁜 이름이 다정하게 불리어진 적이 몇번이었을까? 친부가 성폭행을 할때도 '사랑한다'했고, 친모가 온갖 학대와 개,돼지처럼 먹을 것을 강요 할 때에도 이름을 부르며 물건을 집어 던졌고, 학교에서 버림받을 때에도 그 소중한 이름은 땅에 떨어졌었지. 할렘가에 사는 10대 흑인 문맹아이에게 세상은 상상할 수 없는 막막함이지 않을까. 살아가는 의미를 갖지 못한 채 연일 무심한 그 표정안엔 무엇이 있었을지.. 모든 멸시를 이겨내기 위해 그 험악한 표정을 가졌을 불쌍한 아이 프레셔스. 다정하게 이름을 불러주며, 삶의 한줄기 빛이 되어준 대안학교의 레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