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movie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





이 영화. 제목이 참 좋았다. 그런데 제목이 젤 어렵다. 

난 제목에 잘 낚이는 편인데, 한국사회에서 쉽게 터득하기 힘든.

즉, 여성이 주눅들거나 사회의 기대에 의한 삶을 따라가는 모습이 아니라 자기 모습 그대로를 사랑하고 자립할 줄 아는 삶의 태도를 갖는. 

마치 그런 깨달음을 얻어가는 영화란 느낌의 제목이었다. 



해원의 세 편의 일기, 세 번의 꿈이 나온다.

- 좋아하는 배우의 어머니인 제인 버킨과의 만남

- 교수님과의 관계를 친구에게 고백하는 장면

- 미국 교수를 만나고, 7년간 불륜연애를 이어가는 선배를 만나고, 교수님과 헤어지자고 쏟아내는 것.


해원의 심리는 꿈을 통해 말하는 것 같다.


- 해원은 강한 사람이고 싶어한다. 

- 인정받고 사랑받고 싶어한다.

- 자신을 드러내고 싶어한다. 특히 사랑을.

- 위로를 받고 싶고, 힘들고 건강하지 못한 현실과 관계를 떠나고 싶어한다.



해원은 이혼한 엄마를 5년만에 만나서 캐나다로 영영 떠나 보낸다. 아빠와 사는 집이 힘든지 하루하루 빨리 독립하는게 꿈이다.

불륜관계인 교수님과는 헤어진지 1년 만에 다시 만났다.

강하고 싶어하는 해원은 많은 힘겨움을 가슴에만 담고 행동으로 심적 불안과 외로움을 표현하며 현실을 맴돌고 있다.


20대 초반 여자라는 경제적으로, 사회적으로 독립하지 못한 입장이라서일까?

그래서 이쁘다고 다가오는 사람들에 갈대 같이 흔들리는 걸까?

마치 울면서 달리는 기분일 것만 같은 해원의 갈증. 어디에도 쏟아놓지 못한 가슴 답답함이 꿈속에서 울부짖는 듯 했다.

현실을 훌훌 털고 떠나고 싶은 마음. 그렇게 강해지고 싶은 자신.


하지만 현실에서는 애타게 술을 찾을 수 밖에 없는, 해원의 심정이 공감되고 안스럽고.

시간이 흐르고 해원이 자기애와 떠나보낼 줄 아는 용기를 깨친다면, 진정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의 모습으로 설 수 있겠지.

불안하고 이쁜 20대, 부드럽고 따스한 자기애를 바탕으로 아름다움이 드러나는 시기는 30대 이후인 것 같다.


------------------------------------------------------------------------------------------------------------------

내게 홍상수 영화는 아픔을 실소하며 떠나보내는데 도움이 되었던 영화였는데.

그런 감정 없이 보니 더 공감되는게 많았다.

성준이 자신의 감정을 우선시 하며, 가정과 사랑 하나도 포기하려하지 않는 이기적인 모습을 보이는데도.

그래, 사람 다 그렇지... 란 생각이 들더라.

영화 내내 보여주는 속물스러움이 우습고 정겨웠다.




'movie'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페라의 유령  (0) 2013.04.04
연애의 온도  (0) 2013.03.31
문라이즈 킹덤 - 웨스 앤더슨  (2) 2013.02.12
더 헌트(Jagten)  (0) 2013.02.04
원데이  (0) 2013.0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