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수세기에 걸쳐 자유를 얻기 위해,
그것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한 모든 약소국가들에게 이 작품을 바칩니다.
실은 저도 약소국가 출신입니다.
- 레너드 위벌리 (저자 서문)
<약소국 그랜드 펜윅의 뉴욕 침공기>는 1953년 냉전시대를 배경으로 쓰여진 풍자소설이다.
서로의 군비경쟁으로 핵무기까지 마련하고도.
자국의 침략에 대한 걱정으로 끊임없이 더 무시무시한 대량살상무기를 만들고
그 힘에 기대어 나라의 안전을 도모하려는 강대국들.
막강한 군사적 힘을 가진 곳이 세계정치의 중심이 되는 힘의 논리.
미국과 구 소련의 양대 강대국의 힘싸움이 진행되는 그 시절에.
아주 변두리 작은 나라 그랜드 펜윅이 있다.
국토면적 40제곱킬로미터, 인구 6천명으로 전체 국민이 서로의 얼굴을 아는 국민들.
북부 알프스 습곡에 자리해서 계곡 3개, 강 하나, 산 하나를 가진 곳.
14세기 중세기사옷을 입고, 커다란 장궁(활)을 무기로 나라를 지키며, 교통수단은 자전거.
토질이 좋아 재배되는 알작은 포도로 세계에서 젤 유명한 펜윅와인을 수출해서 먹고사는 나라가
그랜드 펜윅이다.
인구가 늘어 돈이 필요해진 세계 제일 작은 나라가
유일한 수출품인 와인에 물을 타서 수입을 늘릴것인지 말것인지를 격렬히 토론하다.
세계 곳곳에서 전쟁을 일으키고는 패전국에 원조를 주는 미국을 상대로 전쟁을 벌여 지면된다는 위험한 발상에 이르게된다.
마침 미국이 펜윅와인의 모조품을 팔아 수익을 챙기는 것이 빌미로 그랜드펜윅은 미국을 상대로 지기위한 전쟁을 선포하게된다.
전쟁을 선포하고도 여차저차 무시당한 그랜드 펜윅은 25명의 정예원정부대를 뉴욕에 파견,
여기서 정말. 귀엽다고 해야할지, 서글프다해야할지...
25명은 14세기 미슬갑옷을 입고, 장궁과 철퇴를 들고 빌린배로 미국과 싸우겠다고 출동!
마침, 미국은 핵보다 몇배는 무시무시한 신종 Q폭탄을 제작하고선 있지도 않은 외부의 선제공격이 두려워
전 뉴욕시민을 대피시키는 공습대비훈련에 들어가있는 상황.
모두 대피하느라 완벽하게 텅빈 뉴욕시내를 25명의 원정부대가 활보하며 일어나는 사건들이
이 소설의 최고의 압권인듯하다.
결국 Q폭탄과 과학자를 납치해 그랜드 펜윅으로 돌아온 원정부대로 인해
세계정치의 중심은 미국에서 최고 작은 국가 그랜드 펜윅으로 옮겨지게 된다.
전쟁에서 져 원조를 받는게 목표였던 펜윅공국은 졸지에 힘의 중심이 되어 세계평화를 위한 길을 걷는다.
소설을 읽으며 이 엉뚱함과 25명의 맹랑함에 웃지 않을 수 없다.
뉴욕한복판을 활개치는 너무도 용맹한 14세기 기사들!!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는 약소국들의 운명문제를 우습게 대하던 강대국들의 위선을 꼬집고.
약소국연합으로 자신들의 힘을 모아가는 그랜드 펜윅의 기지.
군사력을 앞세운 힘의 논리는 아직도 현재진행형.
정의롭지도 명예롭지도 않은 전쟁에 파병을 강요하는 미국이니.
미국의 막대한 군수산업, 매파들이 실제 이런 일을 당한다면 얼마나 통쾌할까.. 싶은 소설.
"모든 것은 생명을 지니고 있고, 그것을 지키고 싶어합니다.
그 때문에 스스로 창조할 수도 없는 생명을 파괴할 권리가 사람에게 있는지, 우리는 늘 고민해야 하는 겁니다.
나무를 베어낼때, 단지 나무 한 그루를 베는 것이 아니라 그 나무가 과거에 맺은 모든 관계며,
미래에 줄 기쁨까지 베어내는 셈이라는 것입니다. 나무들은 그에대해 아무말도 할 수 없습니다.
발언권 자체가 없죠. 나는 이들에게도 발언권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약소국 문제에 대한 저자의 생각이 엿보이는 대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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