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미야베 미유키, 변영주 감독의 '화차'
화차(火車) : '악인이 올라타면 절대로 내릴 수 없는 지옥행 수레'
Helpless : 무력한, 속수무책의
"뱀은 다리가 생기길 바라며 목숨걸고 허물을 벗는다..."
신용카드, 대출사회를 보여주는 영화. 시대와 같이 시종일관 불안함을 느끼게.
'화차'를 조조로 보고 말 그대로 멘붕이었다.
소설로 읽고는 맘이 허하게 아렸다.
현대을 사는 사람은 어른아이 누구나 재무설계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잘 버는 것 만큼, 자기 수입규모에 맞게 소비를 잘 설계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므로.
하지만, 신용카드와 대출의 시대에 고삐풀린 소비질주를 개개인의 잘잘못만 따질 수는 없는 일.
소비와 허영, 사치를 조장하는 사회문화는 섬뜻 할 정도로 무의식중에 삶에 파고들어온다.
언제부터 그랬는지 최소 까페에 앉아 쉬어줘야만 여유를 즐기는 기분이 들고,
현금이 아닌 카드만 내밀어 계산하는 찰나는 씀씀이의 감각조차 무디게 만들어 버린다.
'화차'가 더욱 찝찝하고, 목에 걸린듯한 기분은 남기는 것은, 이게 현실에서 다반사라는 점이다.
동네에 놀음빚으로 가출한 아주머니.
직장인 큰딸과 중학생 둘째를 남겨두고...
점점 드러나는 사채와 빚의 규모는 젊은 딸이 감당하기 어려운 규모다.
법적 책임이 없는 빚이라지만 옆집, 앞집, 야쿠르트 아주머니가 독촉하는 빚쟁이 역.
법이 어떤 도움이 될까....??
다행히 영화와 다른 점은, 사회적 자활을 도와주고픈 이웃이 있다는 것이다.
비록 스스로 그런 벗들의 손을 끊어내고 있지만...
어릴적 아버지의 놀음으로 빚쟁이들을 달고 살던 집.
낯선 어른들의 방문과 추궁을 경험한 아이들은 커서도 삶이 불안하다.
지긋한 가난과 일해도 나아질 줄 모르는 생활,
평생 받은 것도 없이 빚만 짊어지고 사는 부모를 이젠 부양해야하는 현실.
간절하게 모든 핏줄의 연을 끊고 혼자 살고싶은 그 바램.
목숨을 걸고 허물을 벗고 싶은 뱀의 심정, 욕망...
과연 현실은 영화와 다른가? 책과는 다른가?
물론 다르지 않기에 흥행에 성공했겠지. 모두가 신자유주의 말로를 걱정하고 있으니까 반응했겠지.
소설의, 영화의 주인공이 괴물이 된 것이 아니라. 괴물이 되어야 살 수 있는 현실지옥.
숨이 턱 막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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